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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린 겨울

Monologue

by liaison 2003. 6. 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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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뜩 흐린 겨울 하늘이
월요일의 무거움을 더욱
심각하게 이야기 하는 듯한 하루 입니다

오늘 같은 날은
아침에 눈을 뜰때 등 뒤로 느꼈던 작은방의
제법 따스한 바닥이 더욱 정겹게
느껴 졌네요

겨울이 한 해의 끝으로 바삐 달려가다가,
잠깐 쉬어 가는 듯
조금 감상적인 비도 내려 주고

쉼의 의미와 느림의 고마움을
속삭이며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디로 가고 있나요?

계절과 함께 감기처럼 매해 찾아오는,
도로 주변의 송년 분위기와 함께 휩쓸리며

어느 주점의 벽에 그리워진
낙서처럼 이번 한해를 당신이 남긴
추억이 어디에 그려진 지도 모른채
타인들에게 전시되고 있지는 않은가요?

당신도 나도, 서른이 훌쩍 넘은
세월의 두께도, 또 서러움이
깔린 마음 저 편에 찬 겨울을
세워 두겠지요?

이렇게 창을 바라보고 있으니 몇 해전
눈이 많던 겨울 어느 하루 위태롭게
걷다 미끄러지던 이름도 모를 여인의
모습이 그리움이 되어 다가옵니다.

하루종일 이렇게 커피향과 담배 연기로
가득한 방에서, 반은 살아있고 또 절반은
죽어있는 내 모습을 상상합니다

어둡고 습한 어느 겨울 하늘 아래에서...

Dec.16.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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