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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에서..

Memory

by liaison 2003. 11. 1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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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위에서

이해인



그 누구를 용서 할 수 없는 마음이 들 때

그 마음을 묻으려고 산에 오른다

산의 참 이야기는 산만이 알고

나의 참 이야기는 나만이 아는 것


세상에 사는 동안 다는 말 못할 일들을

사람은 저마다의 가슴 속에 품고 산다

그 누구도 추측만으로 그 진실을

밝혀낼 수 없다


꼭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 어려워 산에 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튼튼해진 그의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다


좀 더 참을성을 키우라고

내 어깨를 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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