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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by liaison 2004. 7. 12.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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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에 잠시 낚시를 다녀 왔다.

요즘은 시간이 없어서
금요일 저녁에 오산 근처에서 간단히
익일 아침 6시 정도 까지만 앉아 있다가
다시 분당으로 되돌아 오곤 했다.
 
몇일 전에 이 마트에서 큰맘 먹고 원다 상표의 제논 이라는
3.2칸 낚시 대를 구입했다.

가지고 있는 낚시대들이 거의 모두 오래 되어
손 맛이 잘 전달 되지 않아서 주저 주저 하다
결정을 내린 것이다.
가격도, 낚시를 모르는 이들이 생각한다면 꽤 고가의
그런 대 였기에 낚시터에서 대를 펴면서
무척 기대를 했다...잠시후 느낄 그 짜릿한 손맛을....

밤을 새면서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저 멀리서
어슴프레 지독한 물안개 사이로 올라오는
새벽 빛도 받아가며 커피도 한 잔하며
나름대로 운치를 즐기면서 결국
대,여섯수의 준척급 붕어와
그리고 45센티급 향어의 손맛을 봤다...
근데, 공교롭게도 모두 오랫동안 사용하던
그 낚시대에서만 잡혔다.

일부러 낚시대의 위치도 바꾸어 보고 헌 대는 잠시
접어도 보고 별의 별 짓을 다하면서 새 낚시대로 물고기가
오길 유도 해 보았지만,
어쨋든 모든 고기들은 헌 대로 오고야 말았다...

아침, 흐린 햇발을 받은 안개와 이슬에 잔뜩 젖은
장비와 내 몸을 추스리며
난 내게 나지막히 말해 주었다.

' 물고기에겐 운명이 결정지워지는 건데
  단지 감칠 맛나는 손 느낌만을 위해서
  새  낚시대에 물어주길 바라는 나는 이
  얼마나 이기적이며 오만방자한 경박함으로
  휩싸여져 있는 존재인지...
  
  누군가 이런 내 모습이 너무도 어리석고
  Rule과 정도에서 벗어나 있음을 경고해 주려
  새 낚시대에서는 단 한마리의 피래미도
  걸리지 않게 해 주신것이 분명하다고...'  

 
  이 것 역시 낚시가 가르쳐 주는 살아가는 한가지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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