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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노래

Memory

by liaison 2003. 12. 27.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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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노래
                  詩人    마종기
 
  눈이 오다 그치다 하는 나이,
  그 겨울 저녁에 노래부른다.
  텅 빈 객석에서 눈을 돌리면
  오래 전부터 헐벗은 나무가 보이고
  그 나무 아직 웃고 있는 것도 보인다.
  내 노래는 어디서고 끝이 나겠지.
  끝나는 곳에는 언제나 평화가 있었으니까.
 
  짧은 하루가 문닫을 준비를 한다.
  아직도 떨고 있는 눈물의 몸이여.
  잠들어라. 혼자 떠나는 추운 영혼,
  멀리 숨어 살아야 길고 진한 꿈을 가진다.
  그 꿈의 끝 막이 빈 벌판을 헤매는 밤이면
  우리가 세상의 어느 애인을 찾아내지 못하랴.
  어렵고 두려운 가난인들 참아내지 못하랴.



선생의 시 중에 '전화' 라는 시입니다

 전화 
                  詩人    마종기 

   
  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당신 방의 책장을 지금 잘게 흔들고 있을 전화 종소리.
  수화기를 오래 귀에 대고 맑은 전화 소리가
  당신 방을 완전히 채울때까지 기다립니다.
  그래서 당신이 외출에서 돌아와 문을 열 때,
  내가 이 구석에서 보낸 모든 전화소리가 당신에게 쏟아져서
  그 입술 근처나 가슴 근처에서 비벼대고
  은근한 소리의 눈으로 당신을 밤새 지켜볼 수 있도록,

  다시 전화를 겁니다.
  신호가 가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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