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삼십년간을 따라다니는 불면이고,
그리 새삼스럽진 않은 일이지만...
요즘은 참 고통스럽다..
증상은 별다른 것이 없는데...
늘 그렇듯, 머릿 속이 너무도 헝클어진
실뭉치 같다.
아주 얕게 잠이 들고, 일단 잠이 깨고 나면, 다시는
잠이 들기 힘들다.
하긴,.. 내 상황에 발 쭉 펴고 잠 잘자는 내 모습... 그것이
더 부자연스럽겠지..
살면서, 가끔 그런 생각한다..
내가 전생에 죄를 많이 졌나...
혹시 이런 일들, 내 삶을 통틀어 역전 슛 같은거
날릴 수 있는 일인가..
그냥 아무에게도 영향 받거나, 미치지 말고 혼자 살았어야
할 것 그랬다는 생각 많이 한다..
고통은 소유와 관계속에서 생성되고, 그 해결 역시
소유와 관계 속에서 일부 풀리기도 하는 것 같다..
내가 이루어 놓은 것이 무엇인가?
그런 것 존재 하는가?
어둠 속에서 눈 감고 나를 생각하면, 그냥 아무 것도 없다.
둥둥 떠다니는 것들은 모두 생성된 것들...
미련하게도 아직 그 고리를 풀지 못하고 있다..
얼마전에 시내를 나가면서, 운전을 하기 너무 싫어
좌석버스를 탔다... 문득 책읽을 시간이 생겼다는 기쁨에 툭 집어서
나간 책이 하필 기형도 시인의 시집 입속의 검은 잎...
몇일간 온통 어두운 모순이 나를 가둔다.
그렇게 29년을 살다가 죽은 시인이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나 십년 이상을
더 살아가고 있는 나를 조롱한다..
왜 사는지..
'내일' 이라는 말이 이렇게 무겁게 다가 오기는,..
그리고 새벽 어스름 거울에 비친 내 얼굴에 이렇게 멍한 동공이
흘러내리기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어떻게든,.. 죽은 자에게 물 뿌려 정신차리게 하는 심정으로
하루 하루를 깨어서 살아가려 했는데...
많이 지친 느낌이다.
이제 며칠 후엔 일년만에 낚시를 갈 계획이다.
그 새벽은 오늘과는 다르겠지...
차가운 각성제 같은 공기와, 별과 수면의 교교한 달빛이
날 감싸 안아 줄것이다.
미숙아 같은 심장으로 그 하루를 기대하고 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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