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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스타 감사용.

Mad about

by liaison 2004. 9. 22.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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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  참으로 이상한 야구 팀이 있었다. 프로팀이긴 한 것 같은데..
아는 선수는 한 명도 없고 그러면서도 그 팀 이름은 수퍼스타즈였다.
나왔다 하면 늘 10점씩은 점수를 내어주고... 약팀에겐 더 대패하고,
근데 강팀은 물고 늘어지며 근성을 보이던 그런 괴상한팀...
난 그 야구 팀에 무척 매료되어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며 그 별 대단하지도 않은
각 선수들의 커리어를 기억해 두곤 했었다. 그리고, 그 팀은 다시 청보와 태평양 또
현대로 이름을 바꾸어 가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고 있었다....
내게 '삼미 수퍼스타' 라고 하는 이 팀은 참 특별한 기억을 준 팀이다.
아주 옛날 첫 번째 여자 친구를 만나게 해준 팀이기도 하다.
비가 아주 많이 오던 83년 4월 3일 프로야구 개막식이 바로 삼미와 롯데의 경기
였었다.  
그 경기를 보러 비를 쫄딱 맞고 간 후배의 집에서 만났던 후배 누나의 친구가 여자 친구였던 것이었다. 
아뭏든 나의 삼미 사랑은 좀 독특해서, 패자를 향한 동정심을 훌쩍 넘어선 어떤 집착의
형태까지 표출 되었다... 인정 받지 못했던 사람들... 바위를 계란으로 때리는 듯한
느낌의 경기들...그당시 나의 좀 뒤틀어진 반항기에 충분히 좋아 할 이유를 줄 수 있을
만한 면면의 선수들이었다.
내 기억엔 감사용 선수가 나온 경기가 박 철순 선수의 기록 경기는 아니었던것으로 기억 한다...어쨌던 그 당시 박 선수는 너무 대단했고 거의 모든 사람들은 박 선수의 기록
경신에 대단히 열광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기에 삼미슈퍼스타즈는 어느 팀에게든
승수 챙기기에 알맞는 만만한 동네북 팀 이상의 어떤 의미도 없었다....


하지만 대우 자동차가 그렇듯 이 도깨비 팀에게는 꽤 골수 팬들도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극성스러운 골수 팬들은 약체 삼미의 어려운 1승에는 자신의 가슴 속 한이라도 풀어내듯 더욱 감동의 응원을 보내주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감사용 선수는 삼미라는 실업팀에서는 대단한 투수였다. 하지만 프로는 그야말로 아마야구 강국 한국의 국가 대표가 우글거리는, 수준이 다른 전쟁터였으리라.
그가 올린 승수가 아마 1승뿐 이라고 들었다.


이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감정의 기제중 몇 가지를 갖추고 있었다.
우선 소재가 나의 청소년 시절의 이야기 였던 점과 그리고 소위 패자나 약자의 편에
서 있을 수 밖에 없었던 반항과 방황의 시기에 많은 눈물의 이유가 되었던 패배의 이야기를 다루었고.. 또한 여러가지 기억들이 함께 엮이어 있는 내가 좋아했던 팀의 이야기였던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남아 있지 않은 잊혀져 가버린 것에 대한 회상이라는 점이다.

이 영화를 보게된 경위 또한 참 재밌고 감동적이 었다. 게다가 이범수씨외 여러 스탶들의 무대 인사까지 받게 되었으니 금상첨화와 같은 느낌이다.
약 40억의 제작비를 투자하여 1년에 걸쳐 찍었다고 하는 휴머니즘이 뚝뚝 묻어나는 이영화를 난 오래 오래 사랑할 것만 같다....

 

이기고 싶었다, 이길 수 있었는데.....  라고 외치는 패전 전문 처리투수의 절절한 대사가 늘 선택과 승패의 갈림길을 오가는 차가운 사회의 승자 논리에 뼈아픈 울림을 준다. 우리에게 진정한 승리의 조건과 그리고 패했지만 아름다울 수 있는 혼신의 몸부림을 가르쳐주었던 좋은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 경쟁과 승리의 획일적인 논리의 사회에 지친 엠엠 친구들에게 권하고 싶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중 O.S.T. - 'We're not gonna take it'  -Twisted sis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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