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일상.

Monologue

by liaison 2003. 11. 10. 12:56

본문

새벽에 담배가 피고싶어 편의점에 나서는 길에
문득 가로수들이 이젠 비바람에 잎을 다 떨구고
정말 겨울을 날 준비를 하는 듯 보였다
막 온장고 에서 꺼내, 손으로 잡긴 너무 뜨거운 캔커피를
소맷잎에 감싸쥐고 돌아오는 길에
제법 쌀쌀한 추위가 목을 휘감았다
길에 아무도 없는 새벽엔, 이 작은 동네를
걸어 다니는 내 모습이 좀 더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는것 같아
좋다.

새벽은 사람을 정신 나게 한다.
'새벽' 이라고 하는 낱말에서 나는, 깨어있으면
새벽스러워서 정신이 예민하게 각성되어 있고, 자고 있다면 그대로
죽어 있는듯한 그런 이미지를 늘 가지고 있었다.
보통 사람의 생활과, 사는 모습과, 그리고 일상의 일과를
조금 거스르며 사는 매력, 그것이 새벽에는 녹아있다.

모두들 무의식의 휴면을 취하는 시간, 좀 더 적은 수의
사람들과 함께 깨어 있는 것, 그것은 내겐 분명 매력인 것이다.
오랫만에 기타를 치며 옛날에 자주 불렀던 Seven daffodils 조용하게 불러 보았다
가사에서 처럼, 내 지금 모습과 앞으로 보여낼수 있는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새벽의 공명은 이 노래를 다른 맛이 있게 하고,
숙취의 머리아픔도 조금씩 잊혀진다...
그리고 커피도 담배도 이 시간엔 정말 맛있다.






어제 안개와 함께 뜬 보름달

 


은행 나무 낙엽 길

 


'Monologu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들어서기를 주저하는 모든 서늘함에 대해..  (21) 2003.11.27
[스크랩] 아버지의 발자국 - 이해인  (2) 2003.11.13
귀가 길에서..  (10) 2003.11.05
기억의 片鱗  (4) 2003.10.29
일기  (5) 2003.10.20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