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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가 길에서..

Monologue

by liaison 2003. 11. 5.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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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립니까?
고요히..
조용히..
살금살금..
사람들 곁을 지나가는
저 세월의 소리가?

매해, 매월, 꼭 같이
당신과 나의 곁을 스쳐 흐르듯
가고 있었지만,
눈길주기 쉽지 않았던 쓸쓸한
그 모습이 올핸 더욱 앙상하게
드러납니다.

퇴근길, 키높은 가로등 아래 펼쳐 져 있던
그길의 네번째 내 나무의
푸르던 넓은 잎새들은
모두
을씨년스러운 암갈색으로
비추어 옵니다
가을 태양 밑의 화려한
금장빛이 저녁엔 온데 간데없이
그저
쓸쓸한 낯빛으로
바람에 부유합니다.

휘익 하고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금속성 자동차 바람에..

어쩔줄 모르고 떠도는 길섶의
상처난 잎들이
사람들의 바쁜 걸음걸이와
교차되는데,
왜 이리 슬퍼지는지.

그 사람들의 고개숙인 모습과
무표정한 얼굴은 왜 이렇게
비수처럼
섬뜩하게 가슴을 베어내는지..

저만치 뚜욱 떨어져 있는



그곳에서 바라보는 거리는
이랬습니다.


Nov.04.2003  집으로 가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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