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월 세미나에 중앙일보의 홍혜걸 기자(KBS1 '생로병사의 비밀' 진행자)가 오셔서 취재했던 대한음악치료학회의 음악치료소개가 9월5일(금) 중앙일보 기사 12-13면에 게재되었습니다. 기사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音樂 ♬ 아니 ♬ 音藥 여러분은 침몰하는 타이태닉의 선상에서 울려퍼지던 바이올린 곡을 기억하는가, 사람들의 뇌리에 가장 기억되는 타이태닉의 영웅은 배와 함께 가라앉은 선장도, 승객들과 기도하던 성직자도 아닌 8인조 밴드의 악장 왈레스 하틀리인지도 모른다. 당시 칠흑같은 북극 바다에서 연주된 찬송가 ‘내 주를 가까이 하게 함은’은 죽음의 공포에 빠진 승객들에게 한줄기 위안의 빛을 던져주었기 때문이다. 불면증, 소화불량 등 치료에 깜짝 효과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K씨는 한동안 치료를 거부해 가족과 의료진을 당혹스럽게 했다. 치매로 인한 성격변화로 완고하고 우울해졌기 때문이다. 음악치료사를 찾은 K씨에게 세계 각국의 위풍당당한 국가가 처방됐다. 항상 딱딱하게 굳어있던 K씨의 표정은 이내 풀렸다. 약물을 복용하고 의사의 지시에 따르는 등 고분고분해졌다. 수십년 동안 직업군인 생활을 해왔던 K씨의 파묻힌 정서를 음악으로 되살려낸 덕분이었다. 뇌졸중 후유증으로 제대로 걷지 못하던 L씨에겐 아바의 노래 ‘댄싱퀸’과 로시니의 ‘빌헬름텔’ 중 피날레 등 리드미컬한 곡들이 처방됐다. L씨는 걷는 속도가 40%나 향상됐다. 음악으로 질병과 갈등을 치유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주역은 음악치료사들이다. 이들이 다루는 음악은 예술이라기보다 해부학과 심리학이 동원된 과학이다. 우리나라엔 1997년 이화여대와 숙명여대에 대학원 과정이 처음 개설됐다. 현재 한세대, 명지대, 포천중문의대, 원광대 등에 학과과정이 열렸으며 지금까지 1백여명의 음악치료사들이 배출돼 병원과 사회복지관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지난주 이화여대에서 열린 대한음악치료학회 학술대회에선 다양한 음악치료의 효과들이 선보이기도 했다. 음악치료사들은 음악치료가 A질환엔 B곡이 좋다는 단순논리에 반대한다. 사람마다 사정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대한음악치료학회회장인 김군자 이화여대 교수(음악치료교육대학원)는 “음악치료에 사용되는 음악은 상담을 거쳐 개인별 맞춤형 처방으로 선곡되며 단순히 듣는 것 이외에 노래와 연주, 말하기, 신체동작과 그룹별 레크리에이션이 활용돼야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음악의 보편타당성을 감안해 일반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도움이 되는 곡을 추천 받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대한음악치료학회는 본사 취재진의 요청으로 ‘시험을 앞두고 정신집중이 안될 때’를 비롯해서 ‘말기암 환자들의 투병에 도움이 되는 곡들을 선정, 발표했다.(그래픽 참조) 유감이라면 고전음악 위주라는 것. 지금까지 음악치료 연구가 고전음악을 중심으로 이뤄져온 탓이다. 그러나 최근 일부지만 대중음악이나 국악도 음악치료에 응용되고 있다. 음악치료사 황정숙씨는 “최근 연구결과 불면증엔 가야금 산조 ‘진양’이 좋고, 반대로 졸음운전을 쫓아야할 땐 김덕수 사물놀이패의 난장 ‘토끼이야기’를 들으면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대중음악의 경우 케빈 컨의 ‘return love'가 두통에, 머라이어 캐리의 'Bringin On the Heartbreak'가 피로에 좋다는 것. 자신에게 맞는 음악을 직접 고를 수도 있다. 여기엔 몇가지 원칙이 있다. 첫째 부교감신경엔 안정적 음악이, 교감신경엔 자극적 음악이 좋다. 대한음악치료학회 이순화 총무이사는 “안정적 음악이란 멜로디가 부드럽고 악센트나 스타카토가 적으며 음역의 변화가 적어 음악의 흐름이 예측 가능한 곡이며, 자극적 음악은 반대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불면증이나 소화불량 등 스트레스로 인해 부교감신경이 억제된 사람이라면 안정적 음악이, 만성피로와 졸음운전에 시달리거나 당장 업무능률이 요구되는 등 교감신경의 역할이 중요한 사람에겐 자극적 음악이 권장된다는 뜻. 둘째, 비슷한 정서의 음악을 골라야 한다. 포천중문의대 이병국 교수는 “일반인의 상식과 달리 우울증엔 경쾌한 음악보다 가라앉은 음악이, 조증으로 매사 비정상적으로 낙관적인 사람에겐 조용한 음악보다 시끄러운 음악이 좋다”고 강조했다. 감정이입을 통한 치유의 효과를 거두려면 자신의 마음과 비슷한 정서를 지닌 음악이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셋째, 이도 저도 잘 모른다면 모차르트가 좋다. 김군자 교수는 “소나타가 됐든 오페라가 됐든 모차르트 음악 특유의 재기발랄함은 갈등에 찌든 인간의 마음을 가장 잘 어루만져 주는 것으로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입증돼있다”고 강조했다. 증상에 따라 효험있는 음악들 (1)시험을 앞두고 정신집중이 안되며 긴장될 때 - 하이든의 교향곡 제6번 D장조 '아침' - 알라딘의 Dream and Dance of the Morning Mist - 드뷔시의 물의 반영 - 샤티의 짐노페디1번 - 맥다우얼의 수풀 속의 스케치 작품51중 ‘들장미’ (2) 스트레스를 받을 때 - 요한 슈트라우스의 ‘조간신문’ - 헨델의 ‘수상음악’ - 헨델의 하프와 현악합주곡Bb 장조 -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3번 3악장 (3) 통증완화에 - 엘가의 ‘아침의 노래’ - 브람스의 ‘봄의 환희’ - 요한슈트라우스의 왈츠 ‘봄의 소리’ -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 (4) 잠이 안 올 때 - 브람스의 ‘잠의 여신’ - 베토벤의 ‘미뉴엣‘ -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직 중 ‘로망스‘ - 드보르자크의 교향곡9번 ‘신세계’ 2악장 - 쇼팽의 전주곡 ‘빗방울’ 작품28 (5) 우울할 때 - 모차르트의 ‘버터바른 빵’ - 슈베르트의 ‘가니메트‘ - 멘델스존의 ‘봄노래’ - 레슬리 피어슨의 ‘Early one morning’ - 비발디의 ‘사계’ 중 ‘봄’ (6) 삶의 희망을 주는 곡 - 베를리오즈의 가곡 ‘여름밤’ 중 ‘전원의 노래’ - 모차르트의 ‘알렐루야’ - 모차르트의 ‘미소띤 평온’ - 존 러터의 ‘주 너를 보호하시리’ (7) 기억상실에 -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 영화 ‘금지된 장난’ 중 ‘로망스’ -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주제 변주곡 -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 협주곡1번 1악장 - All I Have To Do is Dream (8)졸음운전에 - Let's Twist Again - 슈베르트의 군대행진곡 - 베토벤의 교향곡5번 ‘운명’1악장 -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중 3막 전주곡 -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1번 작품46 (9) 뇌졸중에 - Dancing Queen - 로시니의 ‘빌헬름텔 서곡’ 중 피날레 - 그리그의 모음곡 ‘홀베르크의 시대’ 중 전주곡 -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17번 3악장 (10) 말기 암 환자에 - 최덕신 작곡, 송명희 작사 ‘나’ -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의 파파게노와 파파게나의 이중창 -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중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주님계신 곳’ - 생상의 하프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소곡G장조 인터뷰 참석자: 홍혜걸(의학전문기자, 의사) 김군자(이화여대), 이순화(김포대학), 이병국(포천중문의대), 황정숙(음악치료사) 중앙일보 게재일 : 2003년 09월 05일 [W12~13면] 기고자 :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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