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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전 사진에서.

Monologue

by liaison 2009. 11. 17.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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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꺼내 본 5년전 사진.

이 사진은 양평에 옐림농원에서의 워크샵 때

새벽에 많은 비를 만났을 때이다.

지금도 또렸이 기억나는 시간이다.

빗소리는 세차서 세상을 꽉 채웠고,

동료들은 모두 잠에 취해 

시간이 정지 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농원마당엔 우리들이 가져온 차들이

묵묵히 강한 빗발을 감당하고 있었고,

차의 지붕을 튀기는 경쾌한 비의 탄성이

누군가 내 팔짱을 끼는 듯한 부드러움으로 온 몸을 감싸안았다.

산 속 농원은 그야말로 

 무언가로 가득한 그렇게 충만한 상태였다.

5년이 지나고 다시 겨울이 다가왔다.

새벽에 깨어나는 버릇은 아직도 여전하고,

비를 그리워하는 맘도 그대로이다..

구체적이지 않고,  그저 감성적이어서

논리도 없고 기승전결도 없는 이 모난 성격도 그대로인듯 하다.

좋은 음악 한 곡 걸어 놓으면

그냥 밤새 듣고 아침을 맞아 버리고

전 혜린이 얘기한 눈물 나는 새벽 동트는 창을

바라 볼 수 있는 준비된 심장도

그대로 이다...

모든게 그대로 인 것 같다

모든게 그대로이고 싶다.

누가 뭐래도,  어떤 일이 나를 가로 막아도,

지고 싶지 않은 고집이다.

이젠 완고한 중년의 껍질같은 인생이

거울속의 울림없는 이완처럼

이렇게 밤을 통과해 앉아있다.

방이 추워진다.

이제 드디어 가을이 겨울에게 진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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