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陽地

Monologue

by liaison 2003. 6. 3.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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陽地

때때로 비가오고 바람이 불고 그래서 창가를 치는 무거운
빗줄기의 소리와, 거친 바람의 숨결이 고동치면,
난 사무치게 당신이 그립습니다.

세월의 천칭은 아직 내게 무게를 실어 주지않고..
가슴 깊은 곳의 상처는 날이 갈수록 내 육신의 정기를 빼앗는
것만 같습니다.

어느 곳에서 무엇을 다시 시작한들 변하는 것이
있겠습니까마는 햇볕을 싫어하는 어둠의 동물처럼 자꾸 자꾸
그늘지고 깊숙한 음지만을 쫓게 되었습니다.

당신은 나의 양지 입니다.

당신을 생각하면, 나는 늘 다사롭고, 비 바람에서 안전히
피신되어 젖은 가지를 말리는 그런 상상을 합니다.

천만번을 파도에 부딪혀도 꿈쩍않는 굳은 암벽이 되어도
당신의 양지는 나의 굳어버린 운명을 단번에 녹일 만큼
위대하고 아늑합니다.

당신의 모태와도
같은 것이겠지요.

나는 가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위로하려 하지만
나는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이름이 나의 양지를
이르기에는 얼마니 초라한지...

당신과 내가 운명 처럼 만났다면 당신은 하나님이 내게
보내주신 내 불완전하고 모순 투성이인 삶에 대한 解答입니다.
내가 이십년을 넘게 넘나들던 음습하고 거친 어두운 땅에 對한
항거이자 반항 일 껍니다.

내가 모르는 나의 세계에 부드럽고도 초연히 비추어 주고있는
당신의 한줄기 햇발은 나의 종교인거지요.

양지에 고개 숙이고 있는 초췌한 들풀 하나가 오늘도 안온함과
행복으로 흙에게, 하늘에게 노래 합니다.
들릴듯 말듯.. 흔들리듯...
제법 평화로운 느낌 입니다...

당신의 양지가 오늘은 더욱 따스합니다.

한 상봉
MAY. 18.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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