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로 얻은 휴일, 창가엔 구름섞인 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집안의 묵은 무거움을 날려주고 아침에 걸어 놓은 CD한장은 리피트로 계속 노래하고 있다
때론 같은 노래에서 슬픔이 흘러나오고 충만한 기쁨도, 녹슨 벽돌 빛 추억도 묻어 내린다 어린 시절, 내 키가 거의 모든 꽃 나무와 비슷했던 시절, 그 곳엔 벌과 진드기 만이 두려움 이었는데... 나이가 드는 것에 이젠 익숙해 질만도 한데 한해 한해 왜 이렇게 지침은 계속되는지... 사춘기 시절 약속해 놓은 꿈의 스러짐에, 다시는 제대로 일어날 수 없는 절름발이 인생이 긴 시간 주위를 집요하게 맴돌아도, 안 아픈척, 안 절름거리는 척, 왜곡된 파도위에 발자국 찍어 보았다
모든 기억이 추억으로 귀결되면 초라한 조각 모음을 다시 시작하는 등굽은 중년의 사내 모습이 골목 구석에서 떨고 있을 환영이 감싸면, 시작에서 끝까지 내가 알고 있는것은 아무것도 없고 어느 영화의 대사처럼 'Life is all or nothing' 극단적인 낚시질만을 하고 있다
터널 끝에 작은 빛의 동그라미가 시야에서 커진다 RPM이 지칠때가지 밟고 밟아 자동차의 가속기가 터질듯한 엔진을 끌고, 가슴은 늘 바다, 눈앞은 늘 횡단보도 신호등 선택이다 살아서 살고있고 죽어서 죽어가는 시간의 유희가 엮어놓은 잔인한 추억들이 지금 흐르는 노래위에서 집요하게 노려본다
내 생에 소원, 내 삶의 소망, 나로 부터의 자유가 책임감 보다 조금만 더 커지길, 그래서 나로터 나를 놓아주길, 사랑이 있다면, 사랑으로 느껴 볼수 있길, 혼잡한 저 마음 구석의 썩은 뿌리는 이제 묻어 두고 하늘아래 Santa Barbara 서쪽 언덕의 바람을 단 한번만 더 스쳐볼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