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목적하고 추구하며 아무리 열심히 일 해도
그 뒤안에 성큼 다가서는
이 목마름은 견딜 수 없다... 과음에, 되지도 않는
공허한 이야기들, 시끄러운 배경에
허공으로 날아가버리는 내 가슴 조각 조각들은
저리도 슬픈 표정을 짓고 있단 말이냐...
그래서 새벽 세시면 못견디듯이
스스로 잠을 깨어 버려
그 못난 당위성을 찾아 두리번 거린단 말이냐..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고 견뎌내는 일이
이렇게 척박한데
또 내가 하고 있는 이 일은 무엇인가..
참으로 못나게도 동떨어진 삶의 도구를
지고 간다.
술..
습관처럼 저녁이면 내 입술을
적셔주는 마취제..
아침이면 무거운 몸엔
이놈의 독스러운 기운이 퍼져
하루를 잊고 그위에 새로운 날을 세우고 있다.
아무도 이해 하지 마라
나 이해하기도 바쁘다...
거짓 표정과 손짓은 이젠 묻어두라..
저 붉은 잎들이 일제히 낙하하는 이가을에 빗대기엔
너무도
어울리지 않고 비참한 정서다..
새벽엔 서러움이 커진다.
잠자리에서 스르르 일어서는 유령같은
몸짓이
너무 일찍 슬픔을 부른다.
하루종일 이 우울은 날
쫓아 다닐테니..
껍질이 서걱서걱 소릴 내며
기어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