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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술.

Memory

by liaison 2010. 5. 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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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기억하는 것,

즐겁고 또한, 아름다운 일이다.

한 삶을 다시 기억하여 꺼낸다는 것,

그 분의 삶이 헛 되지 않았음이리라..

너무도 몰랐던 한 사람으로서의 '아버지' 이기에.

이렇게 또 꺼내어 보고, 느끼고 되 짚어도

새로움으로 가득하다.

아버지 낙상 당시의 등산용 스카프를

 보관하고 있다.  지퍼백에 넣어 두어서,

아버지 산행 당시 땀내음이 아직 그대로 이다.

정말 가끔씩 그 냄새를

맡아 본다.

참 무뚝뚝하셨던 분..

가시고 나니, 아버지께 신세 많이 졌다고,

도움 너무 많이 받았다고,

그리고 어떤이는 그의 삶에 큰 기둥같은  분이 셨다고..

그렇게

아버지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을 주셨다.

함께 살 땐 몰랐던 향기가,

다른 이들을 통해 피어 오른다.

무서웠고,  약주 하시면 호통도 많이 치셨고,

사람을 너무 좋아하셔서, 밤새

곁에 두고 술잔을 기울이고 싶어하셨고,

그게 싫어서 도망가던 어르신들...

꽤나 시끌 벅적 했었다.


그래서 난, 어려서 내가 성인이 되어도

술을 절대 안 하겠다고, 어머님께

몇 번이고 다짐했다.

지금,  난...?   나 역시 상당한  애주가이다. 

폭주는 삼가하지만, 거의 매일 술을 대하고 있으니..


하지만,  의식적으로라도,  취중에 이야기의 반복이나

허세,  허언과 호통은 자제하는 것 같다.

아버진, 그렇게 술을 드셔야

당신을 조금 표현 하시는

그런 참으로 고요한 분이셨다.

하지만, 난 그렇진 않으니까...

많은 걸 아버지 덕택에 누리고 살았으니까.

충분히 사랑 받았으니까.

아버지...

그저 감사드릴 따름이죠.

아버지가 제 아버지여서 전

그저,  너무 기쁘고 한 없이 자랑스러울 따름입니다.

아버지가 떠나시기 전 제게 주신 너무도 벅차고 큰 선물 두가지,

평생,

가슴 가장 깊은 곳에 두고



살아야지요.

그리고,

저도 좋은 아버지가 되겠습니다.



말씀없이 가신 만큼

많은 말씀을 되새기게 해 주신

아버지.

사랑합니다.


막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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