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休日. 보너스로 얻은 휴일, 창가엔 구름섞인 바람이 제법 시원하게 집안의 묵은 무거움을 날려주고 아침에 걸어 놓은 CD한장은 리피트로 계속 노래하고 있다 때론 같은 노래에서 슬픔이 흘러나오고 충만한 기쁨도, 녹슨 벽돌 빛 추억도 묻어 내린다 어린 시절, 내 키가 거의 모든 꽃 나무와 비슷했던 시절, 그 곳엔 벌과 진드기 만이 두려움 이었는데... 나이가 드는 것에 이젠 익숙해 질만도 한데 한해 한해 왜 이렇게 지침은 계속되는지... 사춘기 시절 약속해 놓은 꿈의 스러짐에, 다시는 제대로 일어날 수 없는 절름발이 인생이 긴 시간 주위를 집요하게 맴돌아도, 안 아픈척, 안 절름거리는 척, 왜곡된 파도위에 발자국 찍어 보았다 모든 기억이 추억으로 귀결되면 초라한 조각 모음을 다시 시작하는 등굽은 중년의 사내 ..
Monologue
2003. 6. 3. 0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