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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사랑해야 한다.

Monologue

by liaison 2005. 4. 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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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잃어 버린다는  것.

지우는 것과는 달리,

내 의지와 관계없이 망실되어 버리는 것.

두렵다.

내 기억을 송두리째... 

한계가 있는데...

언젠가 용량이 모두 차서 더는 새 정보가

입력이 안 돼는 구형 컴퓨터처럼... 

끌어 안고 끌어 안아도 손 끝으로 새어 나가는

어린 시절의 고운 모래처럼,

지켜나가려는 애씀을 비웃듯.... 그렇게 수울 수울

모두 새어 나가는 절망감.

대항하려 하는 어색한 몸 부림

나이 먹음 그리고  퇴화.

발버둥이  덧없고 

요동에 따른 에너지의 손실만 맛 볼 뿐이다.

하루는 세월이 두렵고 하루는  경외스럽다.

이젠 저만치에 두고 모른 척 한다.

그가 내게 준 수 많은 멧세지를

참으로 괴롭게도 차곡 차곡 쌓아 두다가

이제야 먼지를 털어 내 본다.

조금씩 정리 해 두지 않으면 언젠가 크게 후회할 터,

내 기억에서 완전히 지워져 나간 부분은

그저 '행복 했었다' 라고 과거형 덧붙여 구분해 두자

혹시, 이제부터 행복이란 걸  느끼려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인생의 반절을 흐르듯 쓸려 내려와 살아온 자는

나머지 반절은 정신 바짝 차려서 살아야 한다...

무엇이든 잡아야 한다

그게 그나마 보기 좋을 것 같다. 

그게 그나마 날 지탱 하여 줄 듯 하다.

내가 날 조금이라도 사랑한다면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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