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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 다각면체 인생에 불안한 면으로 지탱하며 시간을 보내다.

Monologue

by liaison 2008. 6. 1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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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규칙 다각면체 인생에 불안한 면으로 지탱하며 시간을 보내야하다.

목구멍까지 할 말이 치밀어 올라
입을 떼는데, .. 말이 안 나온다
쉰듯한 소음과 일그러진 표정이
내 말을 대필하다.

빛이 다된 손전등처럼
희미한 수명을 애처로이 밝히다가
이젠 정말 더 내어 놓을 속내가 없어
'그만 버텨야겠다..' 라고
고개를 떨구다.

무얼 더 해내야 하는지
이정표를 잃어버린 길 위에선
어즈러운 발자국만 더욱 후회스럽고
기울어진 어깨는 더욱 무겁다

해가 지는지, 주변이 더욱 어두워 지는데
내 눈은 빨갛게 충혈이 되어
술 취한 걸음으로 막다른 길에
급한 걸음을 옮기다.

여기서 쓰러지면 추울텐데...
그리고 후회스러울텐데..

긴 시간 곁을 지켜주다 후회하고 떠나간
나의 신을 볼 면목이 없어
눈물도 흐르지 않다.

창문을 흔들고 파고드는 고적한
새의 울음이 색깔 없는 내 심장에
추억을 토해내는데,

괴산의 새벽, 세상에 단 한 소리만을
들려주고 날아갔던  그 이름 모른 새의
절규가 이 어둠을 날려버리길 소원하다

인생은 진한 어둠으로부터의 탈출이 아닌
아무 것도 들리지 않는
완전한 차단과 정적으로부터의
독립임을 이제야 알아가다

내가 느껴야할 내 심장의 색을
이제야 똑바로 내려다 보다

무엇이 나를 이제껏 이끌었는지
'왜'와 '어떤' 사이에 기폭제가 된
그 냄새와 불안은 무엇이었는지,
이제 무언가를 내려 놓기엔 그냥 늦은건지
아님 안되는 건지,
불가능한건지 불리한건지..

내가 한 번이라도 내게 똑바로 솔직한 적은
있었는지, 아님, 그냥 무서웠는지..

오늘은 그 모든 것들이 너무도 무겁게
빠져 나갈 틈새를 휩쓸듯 가려버리다.

눈을 들어 하늘을 보는 것도 힘겨울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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