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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Monologue

by liaison 2005. 6. 14.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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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KON] E5700 (1/3)s iso223 F2.8




몇일 전의 생일을 지나 보냄으로...
이젠 누가 뭐라 해도 어쩔 수 없는
40대의 나이로 들어 섰다.

정말 우습게도 그러한 개념의 나이를
나 나름대로 세고 있었나 보다.
40이 되었다고...

불혹이라 불리우는
이젠 삶에 한 점 의혹이 없어야하는
그러한 단계에 적어도
수치 적으로는 들어선 모양이다.

그런데...

왜이리 실감이 안 나지?

반을 더 살았지...

철 모르던 시절 내 삶은 내가 결정하는 거라고
건방진 생각에도 빠졌고,

평생 남에게 폐끼쳐 서는 안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그런 이상한 인생을 살자고, 점잖게, 50까지만? 아니 60까지만?
이렇게, 맘대로 삶을 접을 날짜를
정해 보기도 했지...

미친 격랑의 큰 강에 조각배가 자신의 조그만 엔진과 방향타의
의지와는 관계없는
패닉과 카오스의  혼돈처럼 그저 떠 내려 왔다.

지금도 주변에 정리할 일들이 수북하다...
아직도 잠자리가 불편해 허리가 아프다...
좋은 잠자리 좋은 침대... 편안하고 넓고 안정된 집..
이런거, 어쩌면 내 인생엔 영원히 물음표 인지도 모른다.

내가 타고난 별자리와 내가 타고난 사주로는 정말
꿈같은 이야기 인지도 모른다...
딱딱하고 가시돋힌 바닥이 내 머릿속 혼란과 어지러움을
육체적으로 이완 시켜주는 진정한 안식처 인지도 모른다.

아팠지만, 고맙고, 감사하다...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할 수 없었던
많은 일들... 사람들에게..

모순 투성이의 삶에 끼어 들었던
많은 피해자들, 이방인들,관조자와 방관자들...

그리고, 어머니,  어머니...
미안합니다.
이젠 어떠한 조각조차 찾을 수 없네요...

정말 많은 절망감들뿐 이었다....

그럴 때마다, 나를 일으켜 주고 한 번 더 라는 용기를 준 건
모순되게도 다시 사람이다.

내 힘이 필요한 사람, 오해인지 모르지만 내 힘으로, 내 세치 혀에서
내 뱉는 유치한 발상을 거름으로,
뒤틀린 삶을 펴겠다고 하는 사람들.....

아침내내 내 앞에 앉아 있던 나이 스물 일곱의 이 대책 안 서는 신입사원은
나의 철저한 보살핌과 그리고 경험치가 필요해 보였다.

그의 가족을 위해서,
그의 착하기만한 누님과, 그리고 외로운 어머님과
그리고 그를 믿는 그의 여자 친구를 위해서...
무엇보다, 착한 심성 하나 만으로 이 거친 세상에 겁없이 몸뚱이 전체를
던져버린 그리하여 첫 번 만남으로 내 앞에 앉아버린 아직은 마냥 연녹빛인
새 순같은 그 사람을 위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보잘것 없는 느낌이라도 나누어 주어야 한다.
나의 조그마한 역할을 퍼부워줘야 하는 대상인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건
나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닌,
내 경험과 내 의식, 그리고 앞으로 한 줌 재로 사라질지 모를
내 이름이 함께 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리라...

미욱하고 어눌하지만

사랑하자, 내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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