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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머리를 자르다.

Monologue

by liaison 2003. 8. 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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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지독하게 다운되어 있고 불면증 증상에 수면시간이
극단적으로 불규칙해 져 있다 11시경에 억지로 잠을 청할
경우 한 시간여 뒤척이다 새벽 3시가 못되어서 깨버린다.. 그리곤 아침까지
여러가지 일들을 하며 지새운다. 때론, 자려고 애쓰지만
오히려 괴로울 뿐이다.
혹시 2~3시 경에 잠드는 경우 아침에 몹시 피곤하다
그렇지만 2시 이전에 잠드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오늘은 회사에서 좀 일찍 나왔다 그놈의 무기력증에 오후4시경
부터는 아무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몇일전, 동창들이 회사 근처에 모였을 때 기분이 좋았다.
무척이다 오버를 해버리고,
그나마 좀 격앙된 기분에, 적절한 흥분에 하루가 즐거웠다.

오늘 난 머리를 아주 짧게 잘랐다. 왠지 여성들이 마음을
다시 먹거나, 큰 결심을 하거나, 뭔가 포기할 때 하는 것을
흉내 내보고 싶었나보다. 아니면, 그냥 내가 수북히 쌓인 내 머리카락을 보며
일상의 권태를 깨뜨려 볼 수 있을까 ..하는 정말 지독한 막연함
을 시험해 본 것일 뿐인 것 같다.

살면서 이런 저런 시련이 있었다.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다소
다르겠지만, 좀 치명적이고, 깊은 슬픔의 시련도 두,세번 있었다.
하지만, 잘 견디어 내고 아직은 그렇게 편협하거나, 모순되지는
않은 평범한 사내로 살고 있는 내가 자랑스러울 정도로
그때의 시련은 꽤 깊었던 것 같다.
오늘도 여전히 초등학교 학생처럼, 내 숙제를 내가 풀지 않고는
누구에게든 떳떳하게 내어 놓지 못할것같아 발버둥쳐보고 있다.

자판 한 개를 누르는 것도 이렇게 힘이 들고, 말 한마디 이어
나가는 것이 또 이렇게 힘겹다는거, 빨리 벗어나고 싶다.
뭐, 좀 철없어 뵈고, 속 없어 뵈도 마음껏 떠들고 크게 웃다
쓰러져 푹 자고 아침에 일어나 보고 싶다. 

아침이 늘 남은 인생의 첫째날 같은 생명력과 기쁨이
충만해 지길 기도한다.
그리고, 늦은 자리를 털고 다시 길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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