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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Monologue

by liaison 2003. 7. 2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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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에는 꼭 그만큼의 마음의 공간이
더 생긴다
수도 꼭지의 물 떨어지는 소리가 저렇게
느릿느릿 들리다니....

빗소리와 내 게으름이
소파에 깊은 자국을 낸다.

혼자 떠드는 TV와
혼자 노래하는 오디오와
그리고 또 혼자 앉아 있는 사람과...
 
사방이 꽉 들어찬 방 뿐인 아파트 건물중에
그 한 칸이다. 그 한 귀퉁이
내 공간.


나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주체할 수 없는 그리움이 늘 맴돈다.

아무것도 모르던 때 무엇이든 집중할 수
있었던 때.
그 순간이 지금 필요하다
.




기억의 파편, 꿈의 저쪽에 서있는 사람은 늘 반영과 반추를 본다.
굴절은 그에게 자연 스러운 오해이다.

사람과 사람은 그저 일정한 거리를 띠어 놓고 위치시킨
세상의 구성물에 지나지 않겠지.
땅 따먹기이다.




금속성 시곗 소리, 정 없는 진행, 주저함이 필요 없는 결단.
내게 요구되고 내가 할 수 없는 것들.
지나온 것들에게 집착하고 그 집착에 지치고

향수, 쟝 폴 고티에르 같은
냄새에 취해 버린
하루.



결국,  그 작은 공간을 모두 거미줄로 채워두고,
다시는 거두어 내 보여 본적없는 치부로만 숨겨둔다.

이젠 아주 오래되어 어떤 느낌도 들것 같지않은
번화한 거리에서 흔히 밟히는 껌조각 같은
존재로.
저만치 미루어둔 방학 숙제.
아껴두고 내일 보려다 잃어 버린 무지개.

20030727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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