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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ologue

by liaison 2004. 11. 29.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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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이 한 글자에 많은 게 있었다.

종일 잤다.

자고 깨서 또 자고,
짧게, 혹은 좀 길게
깨면 내가 나를 보고 있어서

그게 성가시고 싫어서 또
잠을 청해 보았다.

죽는다는 느낌을 꽤
위험하지 않게 겪어 보는게
잠인 것 같다 싶어
한 번, 또 한 번...

자고 일어나면 어김없이
시간이 지나 있는데,

무의식에서 흘려 버린
그 시간이
비밀 스럽고 신기하다.

날이 좀 무거웠다.

마음도 무거웠다.

'이것만 해결되면 정말 걱정이 없을 것 같아....'

친구가 몇 일전 한 이야기다.

하지만 우린 안다.. 너무도 잘 안다.

그 일이 해결되면 너무도 우습고 엉뚱한
다른 일이 내 머릴 쥐어 뜯게 만들 것을...

이렇게 잠으로 하루를 보내 보는 것도
가끔씩 필요한 과정이다.

내 몸이 부족한 무언가을 지금 채워 달라고
아우성 치는 것이다.

내가 나에게 느끼는 실망과 사람에게 던지고 있는
미안함을 잊기 위해서 그저 자버린 것 같다.

인생의 실타래를 내가 풀고 멈추고 할 수 있다면
몇 년어치는 좀 훌훌 풀어 버리고 싶다.
빠른 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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