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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찬 님의..

Monologue

by liaison 2005. 1. 22.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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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남은 후에도 / 정유찬

해야 할 것이 있다
홀로 남은 후에도

바람은 불어올 것이다
파도가 밀려올 것이다
나무가 자라고
푸른 싹이 돋고
꽃이 피며
향기가 있을 것이다

때로 아름다운 추억이
온몸으로 밀려왔다 순식간에 사라져
혀를 깨물고 싶은 허망함을 느껴도
살아야 한다
삶이 아직도
그곳에 있다면

부둥켜안은 바람이 사방으로 흩어져
텅 빈 포옹
사무치는 공허함 일 지라도
피보다 붉은 노을을 가슴으로 맞으라
창백한 그대 얼굴이
살아날 수 있도록

나 그대의 사랑이 틀림없고
그대 아직 사랑한다면
지옥의 불길보다 뜨거운
그대 가슴 속
영원히
미소짓고 있을 터이니

내가 죽고
그대가 홀로 남아도
해야 할 것

사랑....

그대,
차가운 바람 거센 파도
지푸라기나 벌레 먹은 나뭇잎
그런 것들 뿐 일지라도
남은 것이 있다면
사랑해야 할 것이다

홀로 남은 후에도







으음... 참으로 맘에 오는 시이다..
예전에 '슬픔' 인가...하는 정 시인의
시도 좋아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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