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서기를 주저하는 모든 서늘함에 대해...
내 마음 속에서
나를 들여다 보고 있는
밤이 되면 더욱 기승을 부리며
나를 장악하고 마는,
계절의 기억이 멀어질 쯤
그래서 낙엽의 춤이 안타까울 때
나를 잡아먹을 듯 흔들어 놓는
이젠 다리의 힘이 머리의 흰 빛으로
성장의 여울이 기울음의 눈물로
아까운 세월의 밤 하나가 또 떨어져 간다.
모두가 잊혀져 감을 슬퍼할 때
망각의 기쁨으로 오히려 무기력해 지는
창 밖이 어두워지면 내 몸은 더 작아지고
앞에 있는 커다란 책상 서랍 속의 나
수많은 별빛 추락 밑의 내 흔적
하늘에 오르는 유일한 길은 달빛
목에서는, 나오지 않는 노래만이 밤 하늘에 오르고
싸늘한 초겨울 밤을 '쨍' 가르는 섬뜩함
뒷모습.
내가 지쳐 쓰러진 곳에서 튀어 오르는 유일한 용기
이어 다가올 계절을 그리워 하는 은밀한 속단
내 삶 중의 어느 하루의 밤이 또 저만치 재촉하듯
뛰어간다.
다시 소름 끼치듯 다가서며 들어서기를 주저하는
모든 서늘함....
다시 읽어 본 예전 일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