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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 깎기.

Monologue

by liaison 2012. 9. 1.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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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깎다. 

손톱을 깎는 일이 이렇게 경이로운 일이었는가?
날카롭게 깎인 세로줄 선 내 손톱을
줄칼로 부드럽게 만들면서

마흔 여덟의 구월이 시작된 새벽의 향기를 맞이한다.

나이를 먹는 것은 나이를 잊기를 반복하는 
어리석은 아이들의 콧물 닦기 같아서 
훅 훔치고 나면 다시 새살이 돋는듯한 
그런 살짝 아프고도 상쾌한 작업.


추억을 던지듯 날아간 손톱들이 눈에 거슬린다.

이렇게, 이렇게 하루 하루를 느끼는 것이
얼마나 다행이고 희열인지.

절망과 패배를 겪고서야 더 또렷해 지는구나.

지치지 말자, 고개 떨구지 말자. 나를 둘러싼 공기가 
너무 따스하다.

오늘도 취기어린 귀가가 아침을 기다리는 외침처럼 뒤척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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